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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공기업의 장점

직장으로서 공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인지 한번쯤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요즘처럼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보수와 근무조건이 좋고 근무강도도 덜하고 정년까지 보장되는 직장인 공기업을 선택하는 것은 최고의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취업준비생들이 모르는 공기업의 단점들도 많다. 이런 단점들을 전혀 모른 채 자신의 인생 전체를 좌우할 직장을 선택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적성과 성향에 맞지 않는 직장을 선택하는 것은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언젠가는 그 옷을 벗어 버리고 다시 새 옷을 찾는 날이 올 수도 있다. 당장 마음이 급하겠지만 잠시 시간을 내어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운이 좋게도 대그룹사의 계열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공기업에 오랫동안 근무했다. 비록 짧지만 스타트업에 잠시 몸을 담기도 했다. 이런 경험과 고민들을 바탕으로 직장으로서 공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과연 옳은 길인지 공기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조언을 해주고자 한다.

우선, 공기업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 공기업의 장점에 대해 알아보자. 많은 장점이 있다.

첫째는 안정성이다. 공기업을 떠올리면서, 공기업을 추천해 주면서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안정성이다. 4·50대의 고용불안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이 안정성을 공기업을 선택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이 안정성은 다시 크게 사업의 안정성, 경영의 안정성, 고용의 안정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사업의 안정성이란 사업영역이 얼마나 지속가능한지에 관한 것이다. 한때 동네마다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던 비디오대여점을 지금은 찾기 어렵다. 한때 최고의 직업으로 꼽혔던 전화교환원, 타자원이 사라진지 오래이다. 이렇게 사업영역의 지속가능성, 안정성은 직장을 선택하는데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공기업의 사업영역은 정부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설정했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공기업의 사업이 없어져 해산·폐업되는 일은 거의 없다. 물론 일부 사업영역이 축소·조정되거나 정부의 예산지원이 끊겨 고생하는 경우가 있을 수는 있지만 특별히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작은 규모의 공기업이거나 연구기관 등 국민의 직접적인 수요가 없는 사업영역을 가진 경우에는 다른 공기업에 비해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

경영의 안정성은 경영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한때 재계를 주름잡던 대우가 최고경영자의 무리한 확장욕심과 잘못된 판단으로 한순간에 몰락했다. 승승장구하던 벤처기업이 경영자의 복잡한 사생활 때문에 한순간에 해체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경영안정성은 그 기업의 생존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다. 공기업은 일반 민간기업체처럼 경영진의 실수나 방임으로 회사 전체가 흔들릴 일은 없다.

정부 주무부처의 간부가 이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해 반드시 주요 정책과 사업에 관여하고 있고 공기업 사업의 특성상 경영진의 권한이 민간기업에 비해 굉장히 제한적이다. 게다가 임기제 경영진이기 때문에 크게 일을 벌려 대형 사고를 치기 보다는 임기동안 적당히 성과를 만들어 내서 보다 좋은 자리로 옮겨갈 생각을 먼저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기업에는 주인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직원으로서 이 부분은 상당한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고용안정성 측면은 공무원과 비슷하게 큰 잘못을 저지르거나 조직이 없어지지 않는 한 직원의 의사에 반해 불합리한 조치할 수 없다. 대부분 복무규정 등에 명시되어 있고 대부분 강력한 노동조합을 가지고 있어 고용안정성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정년연장까지 생각하면 민간기업에서는 결코 상상할 수 없는 ‘만년대리 정년퇴직’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고용안정성 역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다. 실제 외환위기 당시 공기업 전체에 강제 구조조정이 시행된 적이 있었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공기업 개혁이 거론되고 있으며 LH공사 합병과 같은 큰 경영환경 변화 등에 따라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둘째는 보수와 복지혜택이다.

공기업의 보수수준은 쉽게 삼성과 같은 10대그룹 계열사와 같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중간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공무원의 임금수준이 중견기업 수준에 머무는 점을 고려하면 공무원보다 좋은 보수를 받게 된다. 물론 공기업마다 보수수준이 달라서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보수를 생각한다면 공기업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란 것이 나보다 못한 사람을 바라보기 보다는 나보다 나은 사람을 보곤 한다. 40대에 들어서 은행이나 대기업을 다니는 친구를 만나게 되면, 공기업 직원은 친구들의 높은 연봉을 부러워하고 그 친구들은 안정적인 직장을 부러워한다. 40대 명퇴가능성이 높은 조건에서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이 좋은 것 보다는 정년까지 안정된 조건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을 받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게다가 근무강도가 높은 대기업과 비교하여 시간당 보수를 생각해 보면 공기업의 연봉이 결코 낮지 않다. 오히려 높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공기업의 복지혜택은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사실 대기업에 비해 상당히 부족한 편이다. 대학생 자녀 학자금지원이 가장 큰 복지혜택이었는데 외환위기를 계기로 모두 사라졌다. 젊어서부터 계획적으로 재테크를 하지 않는다면 공기업 50대의 주머니사정은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견기업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복지혜택은 공기업을 선택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이런 직접적인 복지혜택 외에도 공기업 직원이란 이유로 은행의 우대 신용대출, 공무원 상조회사 이용 등 간접적인 복지혜택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요즘은 공기업의 복지관련 예산을 모두 통합하여 복지포인트 제도를 운영하는 곳이 많다. 년간 직원의 필요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복지포인트를 제공하고 그 범위 내에서 교육, 여행, 건강 등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셋째, 근무여건이다.

이 근무여건도 근무강도, 조직문화, 대외관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근무강도야 말로 공기업을 선택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물론 공기업에 근무한다고 해서 모두다 정시출근과 퇴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기업에도 정신없이 야근을 해야만 하는 바쁜 부서가 있다. 지방의 지사보다는 본사, 본부의 부서가 더 바쁘다. 본부의 부서 중에서도 경영기획실, 경영지원실과 같이 경영과 관련된 부서, 사업을 총괄하는 부서와 같이 계획을 수립하고 총괄하는 부서일수록 더 바쁘다. 바쁜 부서에 일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앞으로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할 기회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공기업에 다니면서 바빠 죽겠다는 친구를 만나면 공기업에서 잘 나가고 있다고 해석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아무리 공기업에서 바쁘다고, 인력이 필요하다고 아우성을 쳐도 민간기업체에 비하면 근무강도는 약하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주말에 마음 편히 가족과 여행을 떠나고 저녁에 친구들을 만나서 술을 한잔 할 수 있는 삶의 여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공기업은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다음은 조직문화이다. 공기업의 조직문화는 상당히 느슨한 편이다. 대부분 직원들이 각자 담당하는 업무를 명확히 나누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맡은 업무만 끝내고 나면 팀장, 선배들의 눈치를 굳이 볼 필요가 없다. 게다가 공기업의 사업이 독점적인 사업이고 대부분 사업목표가 달성 가능한 수준에서 스스로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경우가 많아 업무성과를 내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적다. 하지만 이런 느슨한 조직문화도 경영평가가 도입되면서 점차 변하고 있다. 공기업에 경영평가가 도입되면서 모든 사업과 업무처리의 기준은 경영평가의 평가점수가 되고 있다. 경영평가는 정부의 경영평가, 자체 경영평가, 그리고 간부직 직원에 대한 성과평가로 나누어진다. 이 경영평가 결과들이 모여서 직원들의 성과급이 결정된다. 연봉제를 적용받는 간부직의 경우에는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연봉의 앞자리 숫자가 바뀌기도 한다. 간부직 직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연봉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소속 직원들의 업무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공기업의 느슨한 조직문화 역시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대외관계이다. 가장 쉽게 표현할 수 있는 표현은 ‘갑을관계’이다. 공기업에 근무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갑의 위치에 서는 것을 의미하던 시절이 있었다. 일을 하면서 ‘을’의 입장에 서지 않는다는 것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기획예산팀, 홍보팀, 고객지원팀과 같이 부서의 성격에 따라서는 ‘을’의 입장에서 일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거래처를 찾아다니며 ‘을’의 입장에서 고개를 조아리지 않아도 된다. 이 역시 점점 변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민간기업체에 비해서는 공기업을 선택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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