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답변을 아주 잘했으니까, 합격은

면접이 끝나고 난 후, 학생들에게 면접이 어땠는지를 묻곤 한다. “망했어요.”, “너무 어려웠어요.”, “그냥 최선을 다했어요.” 와 같이 면접을 그리 잘 보지 못 했다는 학생들도 있고, “생각보다 쉬웠어요.”, “답변을 잘 했어요.”, “느낌이 좋아요.” 와 같이 면접을 잘 봤다는 학생들도 있다. 그런데 막상 면접결과를 확인해 보면 면접을 잘 보지 못했다고 울상을 짓던 학생들이 합격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면접을 잘 봤다고 자신만만해 하던 학생들이 탈락하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된다. 우리들의 생각이나 예측과 사뭇 다르게 이런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지원자와 면접관의 판단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스스로 면접을 잘 봤다고 생각하는 지원자는 면접관으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반면, 자신이 면접을 못 봤다고 생각하는 지원자는 오히려 면접관으로부터 후한 평가를 얻은 것이다. 면접질문도 예상했던 질문이었고 답변도 준비한 대로 잘 했고 면접관으로부터 특별히 압박질문도 받지 않았는데 면접결과는 오히려 좋지 않은 것이다. 면접관의 날카로운 질문에 당황하고 대답도 매끄럽지 못했는데 결과는 좋은 것이다. 공기업 면접에서 이런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은 공기업의 조직문화와 인재상 때문이다.

혼자서 잘난 척하며 자신의 자랑을 늘어놓고, 면접질문에 미리 준비한 듯 그럴싸한 내용을 매끄럽게 답변하는 지원자보다는 조금 어수룩하지만 자신의 진정성을 담아 진실 된 답변을 하고 긴장 때문에 목소리가 떨리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밝히는 지원자를 더욱 선호하는 탓이다. 이렇게 공기업 면접에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모습의 지원자가 살아남는다.

이런 현상은 토론면접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토론면접에서 다른 지원자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논리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쳐 결론을 이끌어낸 지원자는 탈락하고, 다른 지원자의 주장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열심히 메모를 하다가 상대방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의 지원자는 합격하는 것이다. 민간 대기업에서의 토론면접에서라면 당연히 전자의 지원자가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겠지만, 공기업의 토론면접에서는 후자의 지원자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민간 대기업과 다른 공기업만의 조직문화와 인재상을 먼저 정확히 이해해야 공기업 면접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공기업 면접에서 살아남는 사람과 탈락하는 사람들의 유형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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