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인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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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국내 굴지의 유통회사에 지원했다가 안타깝게도 면접에서 떨어진 한 여학생과 면접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다.

약간 왜소한 체구의 그 여학생에게 던져진 면접 질문 중 하나는 “우리 회사는 힘을 쓰는 일이 많은데, 체구도 작은데 잘 적응할 수  있겠는가?”였다.  그 지원자는 그 면접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저는 대형매장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무거운 주류 박스도 많이 날랐습니다.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열심히 할 자신이 있습니다”라고 답변을 했다고 한다. 언 듯 보면, 그 지원자가 면접 질문에 답변한 내용에 크게 흠 잡을 곳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 지원자는 면접에서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를 어긴 것이다.  그 지원자가 지키지 못한 원칙은 바로 “면접관의 질문을 먼저  인정하라.”이다.  바로 면접관의 체구가 작다는 공격적인 질문에 대해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면접 응시자들의 면접 경험은 아무리 많이 잡아도 20번을 넘기기 어렵다. 그런 반면, 대기업의 면접관들은 하루에만 수백 명이 넘은 넘은 면접자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면접관들의 어떤 사안에 대한 인식은 면접 응시자들이 쉽게 바꾸기 어렵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면접관의 질문은 사실상  질문이라기보다는, 면접 응시자를 떨어뜨리기 위한 이유를 찾고 있는 것이고 그 이유를 찾아 확인하는 과정인 것이다.

만일 면접관이 면접 응시자에게 약점이 될 수 있는 질문을 던졌다면, 그 면접관은 면접 응시자가 아무리 부인하는 내용의 답변을 하더라도 그런 인식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면접관의 공격적인 질문에 대해 부인하는 것은 면접관의 인식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꼴이 된다. 결국 상황만 더욱 악화시키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직장생활에서 상사들이 가장 싫어하는 모습이 바로 부하직원이 자신의 상황인식에 대해 부정하거나 반대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면접관의 질문에 대해 부정하는 내용의 답변을 하는 것은 직장에서 가장 싫어하는 신입직원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과  진배없다. 또한, 면접관 역시 감정의 동물인 사람이며, 어떤 사람도 자신의 이야기를 부정하는 답변을 듣고 상대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면접관들 역시 자존심을 가지고 있다. 면접지원자가 답변을 통하여 자신의 인식에 대해 부정하는 것은 결국 면접관의 안목과 인식이  잘못됐다고 자존심을 긁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면접 과정에서 면접관의 질문, 특히나 자신의 약점이 될 수 있는 공격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리 면접관의 인식이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먼저 그 질문에 대해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화의 기법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상대방의 이야기를 먼저 긍정, 인정하는 것이다. 하물며 면접 과정에서 면접관의 질문내용을 인정하는 것이야 말로, 면접을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인 것이다.

그래서 면접관의 질문에 대해서는 사실여부에 상관없이 질문의 내용을 먼저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면접관의 질문에 대해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직장생활에서 상사의 상황인식과 판단을 부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판단을 가져오게 된다. 또한 어려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 주장을 하기 보다는 진솔하게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진실된 그리고 책임질 줄 아는 지원자라는 인상을 심어 줄 수 있다. 또한, 면접관의 질문에 대해 인정을 하게 됨으로써 대화를 지속할 수 있는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그렇다면, 면접관의 질문은 무조건 인정해야만 하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여기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먼저 면접관의 질문에 대해 인정을 하여 분위기를 조성한 이후, 자신이 말하고 싶어 하는 자신의 주장, 해명, 또는 개선 노력 등을 답변을 통해 전달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앞서  이야기했던 면접사례에서 “우리 회사는 힘을 쓰는 일이 많은데, 체구도 작은데 잘 적응할 수  있겠는가?”라는 면접 질문에 대한 현명한 답변은 다음과 같은 형식이 될 것이다.

“네. 면접관님이 말씀하신 대로 저는 체구가 작기 때문에 남자들보다 힘든 일을 잘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전에 대형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체구가 작은 여자라고 결코 힘든 일을 피한 적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여자이기 때문에, 체구가 작기 때문에 일을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기 위해, 남들보다 먼저 일을 시작하고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내곤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처럼, 작지만 열정만큼은 남에게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

우선, 면접관의 질문에 대해 인정하되, 자신이 그것을 만회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답변하는 것이야 말로, 면접을 성공으로 이끄는 첫 번째 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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