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의 이해

공기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가장 큰 화두는 당연히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일 것이다. 올해 130여 개 공기업이 이미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제도를 도입했고 내년에는 대부분의 공기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보니 취업준비생들이 머리를 쥐어 싸매는 것은 당연할 일일 것이다. 하지만 모든 정책이 그렇듯이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는 과정에 있다 보니 현장의 당사자인 취업준비생들이 느끼는 당혹스러움과 혼선은 더 크게 느껴진다. 이번 강좌에서는 국가 직무능력표준(NCS)과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제도에 대해 알아보고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제도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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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직무능력표준(NCS)의 이해

많은 사람들은 국가 직무능력표준(NCS)을 단순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채용제도라고 이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국가 직무능력표준(NCS)이 훨씬 더 높은 상위의 개념이다. 국가 직무능력표준(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이란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는데 요구되는 능력을 지식(Knowledge), 기술(Skill), 태도(Attitude)로 구분하여 산업부문별, 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이다. 국가 직무능력표준(NCS)은 크게 직업기초능력과 직무수행능력으로 나뉘게 된다.

직업기초능력     

직업기초능력

직업기초능력이란 직업인이 공통적으로 갖추어야 할 능력으로 총 10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10개 영역에는 의사소통능력, 자원관리능력, 문제해결능력, 정보능력, 조직이해능력, 수리능력, 자기개발능력, 대인관계능력, 기술능력, 직업윤리로 구성되어 있다. 이 10개의 직업기초능력의 하위에 총 34개의 하위 능력이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면, 의사소통능력이란 직업기초능력에는 문서이해능력, 문서작성능력, 경청능력, 의사표현능력, 기초 외국어 능력 등 5개의 하위 능력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이 직업기초능력은 실제 직장에서 직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기초적인 역량을 구분하고 그 기준을 정해 놓은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NCS 대비 수험서들은 이 직업기초능력과 관련된 문제들과 해설로 구성되어 있다. 어떤 수험서들은 기존의 인적성 문제들을 변형하여 마치 새롭게 개발된 NCS 대비 수험서로 포장하는 경우도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직무수행능력   

국가직무능력표준 체계도

직무수행능력은 총 24개의 대분류, 80개의 중분류, 238개의 소분류, 887개의 세분류로 구분하여 설정되었다. 24개의 대분류는 한국표준직업분류, 한국표준산업분류 등을 참고하여 구분한 직업군이라 이해하면 쉽다. 예를 들면, 24개 대분류 중 14번째 건설의 경우, 중분류로 건축공사관리, 토목, 건축, 산업환경설비 등의 중분류가 있다. 건축이란 중분류의 하위로 건축시공이 있고, 다시 이 밑에 건축목공, 미장, 방수, 타일시공이란 세분류가 존재하는 것이다. 다시 이렇게 분류한 887개의 세분류 별로 필요한 10여개의 능력단위들을 설정하고 그 능력단위에 대한 설명과 능력단위에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를 정의하고 적용범위와 작업상황 그리고 평가지침들을 정리한 것이다. 이렇게 방대한 작업인 만큼 지금까지도 많은 전문가들과 전문업체들이 참여하여 계속 수정과 보완을 거듭하고 있다.

국가 직무능력표준(NCS)의 활용

NCS 활용분야

이렇게 체계화된 국가 직무능력표준은 학교와 교육기관, 기업, 국가자격분야, 채용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게 된다. 우선, 국가 직무능력표준(NCS)은 학교와 교육훈련기관 등에서 사회진출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하는데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그리고 직장에 취업한 후에는 실제 직무수행에 필요한 직무능력을 배양하는데도 활용된다. 또한, 국가기술자격에도 활용된다. 기존의 국가기술자격이 실제 직무수행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국가 직무능력표준(NCS)을 바탕으로 실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수험생의 능력을 검증하고 이를 국가가 보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의 인사관리 측면에서는 기존 인사평가의 문제점을 개선하여 국가 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직원의 직무수행능력을 정확히 평가하고 이를 평가와 승진에 반영하며 직원의 경력개발에 활용하게 된다. 이렇게 많은 활용분야 중 하나가 바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제도이다.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제도 도입 배경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제도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제도가 도입된 배경을 알아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국내 산업구조의 변화와 경제성장 둔화 등의 복잡적인 원인으로 청년 취업난은 점점 악화되어 왔다. 2015년 2월 정부 통계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은 11.1%로 외환외기 이후 최악의 청년실업률을 보이고 있다. 현대 경제연구원이 조사한 실제 체감실업률은 37.5%로 나타나 청년 10명 중 4명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취업난이 가중될수록, 취업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취업준비생들은 취업성공을 위해 남보다 실력을 키우고 차별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만 했다. 이런 노력들은 결국 스펙이라는 자신의 조건을 끌어올리는데 집중되었다. 무한 스펙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취업준비생들의 스펙 경쟁은 어느새 ‘스펙 7종 세트’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극에 달한 느낌이다. 취업준비생들은 전공실력을 키우기 보다는 토익 문제 풀이에 몰두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과 손실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취업준비생들이 스펙 쌓기를 위해 매년 약 1,500만 원이란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이런 비용은 비단 취업준비생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기업 역시, 스펙이 좋은 신입직원을 채용하고도 다시 신입직원 교육과 직무역량 교육을 위해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토익 950점인 신입직원을 채용해도 해외출장을 위한 호텔 예약도 직접 못하는 형편인 것이다.

그런데도 기업이 스펙이 좋은 지원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생각과 함께 스펙이 보여주는 성실성을 인정하는 까닭이다. 취업준비생은 과도한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기업은 신입직원을 채용한 후 다시 교육에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는 NCS 능력중심 채용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국가 직무능력표준)은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각종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준을 정립할 목적으로 2002년부터 구축되고 있었다. 이번 정부에서는 심각해져 가는 청년 실업난에 대한 대책 중 하나로 NCS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공기업을 중심으로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와 더불어, 이미 SK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도입·운영하고 있는 스펙초월 채용에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제도를 접목하여 민간 기업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도 스펙의 함정에서     

앞서 이야기한 대로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제도의 목표는 스펙중심의 채용에서 탈피하여 직무능력 중심으로 채용문화를 바꾸는 것이다. 기업에서는 직무에 적합한 직무능력에 필요한 인재를 채용하고 지원자는 지원하는 직무에 필요한 직무능력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를 준비함으로써 실제 직무에 관련 없는 스펙을 쌓는데 과도한 비용과 시간을 허비하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결국 실제 직무를 수행하는데 불필요한 과도한 스펙을 쌓기보다는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도록 유도하여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정부가 생각하는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 제도의 핵심이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취업준비생들은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면서 “공기업은 최소 토익 900점은 넘어야 합격이 가능하다.”와 같이 잘못된 정보에 매달려 아까운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있다. 물론 시간과 돈이 충분하다면 토익공부에 매달려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이미 토익점수와 같은 어학점수를 아예 기재하지 않거나 토익 750점 이상이면 서류전형에서 만점으로 평가하는 추세에서 토익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심지어는 아직도 공기업 취업을 위해 일반상식 강의를 수강해야 한다는 식의 무책임한 상술이 판을 치고 있기도 하다. 이래서는 정부가 생각하는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제도에서 취업 실패를  맛볼 수밖에 없다.

이러한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제도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공기업 채용시스템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정부는 민간기업까지 확대 시행을 독려하고 있다. 2015년 올해에는 약 130여 개의 공기업에서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제도를 이미 시행하였거나 시행 예정이며 내년에는 모든 공기업으로 확대·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취업준비생이라면 지금부터는 NCS 기반 능력중심 채용제도에 철저히 맞추어서 취업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기업 선택기준

앞서 직장으로서 공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고민했다면 이번에는 취업준비생의 입장에서 많은 공기업들 중에서 어떤 공기업을 골라 지원하는 것이 좋을지 알아보자. 대부분 공기업 직원의 평균보수와 신입직원 초임연봉을 살펴보고 선택을 하곤 하지만 결코 좋은 방법은 아니다. 어떤 기준을 가지고 지원할 공기업을 골라야 하는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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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당연히 보수와 복지혜택이다. 

직장인으로서 얼마만큼 높은 보수와 좋은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반적으로 공기업이 준정부기관에 비해 규모가 크고 직원들의 평균 연봉과 복지혜택이 더 좋은 경우가 많다. 이는 공기업의 경우에는 독점적인 수익사업을 가지고 있어 이익을 만들어 낼 수 있어 직원 보수를 인상하는데 용이했기 때문이다. 2014년 기준, 공공기관 분류별 직원 평균보수를 살펴보면 공기업이 72,235천원, 준정부기관이 62,371천원, 기타공공기관이 61,913천원인 것만 봐도 공기업이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를 받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복지혜택의 경우에는 공기업마다 차이가 있지만 정부의 공기업 복지혜택 축소에 맞추어져 하향평준화되고 있다.

많은 취업준비생이 알리오에서 지원하려는 공기업의 보수와 복리후생비를 살펴보곤 한다. 하지만 이런 정보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기관의 성격이 연구원인 경우, 박사학위 소지자들과 같은 연구위원들의 보수수준이 높아서 전체 직원 평균보수가 덩달아 높아지는 경우이다. 그래서 반드시 신입사원 초임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또한 기본급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기본급의 비중이 높을수록, 수당의 비중이 낮을수록 신입직원에게 유리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예를 들어, 두 공기업의 직원평균 보수가 7,000만원으로 같은 반면, 한 곳의 신입직원 보수는 4,000만원이고 다른 한 곳은 3,000만원인 경우이다. 쉽게 생각하면 4,000만원인 공기업이 좋다고 생각하겠지만 반대로 가장 지출이 많아지는 4∼50대의 보수가 낮은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금쯤이면 머리가 복잡해졌으리라 믿는다. 명쾌하게 다시 정리해 보자. 절대 추천하고 싶지는 않지만 만일 보수수준만으로 공기업을 선택해야 한다면 이렇게 정리해 주고 싶다. 첫째, 직원 평균보수가 높은 곳이 더 좋다. 둘째, 신입사원 초임이 높은 곳이 더 좋다. 셋째, 기본급이 높은 곳이 더 좋다. 넷째, 직원 평균보수가 비슷한 수준이라면 신입사원 초임이 낮은 곳이 더 좋을 수 있다. 직장인으로서 월급이 오르는 재미와 함께 커지는 지출에 맞춰 보수를 많이 받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2015년 사람인이 알리오에 공시된 2014년 경영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30개 공기업중에서 인천공항공사의 초임이 4천27만원으로 6년 연속 가장 높았다. 이어서 한국마사회(3천778만원), 한국가스공사(3천746만원), 한국감정원(3천684만원), 울산항만공사(3천676만원), 대한주택보증주식회사(3천597만원), 한국남동발전(3천469만원), 한국동서발전(3천467만원), 한국수력원자력(3천443만원), 한국조폐공사(3천397만원)가 10위 안에 들었다.

둘째, 성장가능성과 안정성이다. 

단순히 보수와 복지혜택만을 생각하면 당연히 준정부기관보다 공기업을 선택해야 하지만 반대로 공기업이 가진 단점들도 존재한다. 우선, 공기업의 규모가 이미 커질 대로 커진 상태이기 때문에 승진적체가 더욱 심각하다. 역사가 오래된 공기업일수록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진다. 그렇게 때문에 최근에 설립된 신생 공기업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설된 공기업에 창립멤버로 입사한다는 것은 정년까지 승진이 보장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사가 오래된 공기업에서 만년 과장으로 퇴직하는 것과 새로 생긴 공기업에서 조직과 함께 성장하여 보다 실·국장으로 퇴직하는 것을 생각하면 어떤 선택이 좋을지 쉽게 알 수 있다.

공기업이 자체 수익사업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언제나 민영화의 위험과 성과창출의 압박에 쉽게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한국통신, 지금의 KT 이다. KT 역시 공기업이었지만 2002년 민영화가 완료되면서 지금은 많은 직원들이 성과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면서 대부분 이름이 널리 알려진 시장형 공기업을 선호하지만 결코 바람직한 선택이 아닐 수 있다. 최근, 수익성이 좋은 한국공항공사에 대한 민영화 시도를 떠올리면 맹목적으로 공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결코 현명한 선택은 아니란 점을 알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보수를 조금 손해보더라도 공기업보다는 기금을 관리하는 준정부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그 공기업을 담당하고 있는 주무부처이다. 

모든 공기업에는 시어머니 같은 존재가 있다. 공기업마다 그 공기업을 담당하는 정부의 주무부처가 바로 그것이다. 공기업을 선택하면서 그 공기업의 주무부처를 한번 살펴보는 것이 좋다. 평소에는 시어머니처럼 잔소리를 해대기도 하지만 집안에 우환이 생기면 그것을 해결해 주는 것 역시 시어머니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공기업의 주무부처는 해당 공기업의 경영에 밀접하게 개입하게 된다. 최근에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주무부처에서 근무한 고위관료가 공공기관의 장으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평소에는 주무부처가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데 귀찮은 잔소리를 늘어놓기도 하고 잘못된 정책을 세워 놓고 그 뒷감당을 떠넘겨 갑자기 공공기관의 업무량이 폭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주무부처의 힘 덕분에 공기업의 사업영역이 넓어지고 인력과 예산이 늘어나 조직이 갑자기 활기를 띄기 도 한다. 그래서 가급적 힘이 있는 주무부처 산하에 있는 공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정부 주무부처의 힘은 바로 돈과 사람에서 나온다. 돈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 돈을 많이 쓸 수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인력과 조직을 담당하는 행정자치부, 정부부처를 컨트롤하는 국무조정실과 같은 부처들이다. 또한, 정부부처중에 중소기업청과 같은 청·처 소속의 공기업보다는 실·부 단위 소속의 공기업이 좋다. 그 이유는 청·처 역시 정부 실·부의 간섭과 통제를 받기 때문에 여러 단점들이 있다. 시어머니에 시할머니까지 모시고 사는 것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힘이 있는 부처 소속의 공기업이 성장가능성과 사업확장성 등에서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보수와 복지혜택까지 좋은 것은 아니란 점은 유념하자.

네 번째, 지리적 조건이다. 

공기업이 지방에 이전하면서 대부분 본사가 지방의 혁신도시에 위치하고 있다. 연고가 있는 지방의 경우라면 생활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지만 아무런 연고도 없는 지방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야 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가급적 연고가 있는 지역에 위치한 공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수도권에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공기업을, KTX 등 대중교통이 편리한 곳에 위치한 공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수도권 지사 근무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승진을 위해서는 본사에 근무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또는 인력수요 때문에 지방의 본사에서 근무할 것으로 전제하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공기업의 특성상, 지방의 주요도시가 아닌 흔히 격오지라 부르는 곳에서 근무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수자원공사, 발전관련 공기업의 경우에는 주요 근무지가 산과 바다에 접해 교통이 불편한 경우가 많다.

마지막, 기타 고려해야 할 사항은 자신의 전공이다. 

자신의 전공분야가 주력 사업인 공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자신과 같은 전공자가 많은 공기업을 선택해야 그 곳에서 주류가 되어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공기업 내부적으로는 많은 파벌이 존재하여 헤게모니 싸움을 벌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만일 기계전공자가 전기안전공사에 근무할 경우, 상대적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전기전공자들에 밀려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공기업 선택에 신중해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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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선택에 신중해야 할 이유-공기업의 단점

앞서 공기업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았다면 이번에는 공기업 선택을 신중히 해야 하는 이유, 즉 공기업의 단점에 대해서 알아보자.

첫째는 성장가능성이 작다.

성장가능성은 다시 자기성장, 조직성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공기업은 자기성장 측면에서는 극히 불리하다. 이공계 등 전문기술직과 연구직 같은 경우에는 약간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은 자기발전을 도모하기 어렵다. 공기업 직원들이 자기계발에 게으르기 때문이기 보다는 공기업의 인사시스템의 영향이 크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직원은 대부분 한 분야에서 오래 근무하곤 한다. 전문성을 키우고 그 전문성을 활용해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기업은 아직도 순환보직이란 개념을 가지고 있어 지역별로, 부서별로, 담당업무가 3∼5년 안에 변경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전공에 맞는 부서에 배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회계를 전공한 직원이 새로 입사해서 전공과 관련 없는 부서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운이 좋게도 회계관련 부서에 근무를 해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른 부서로 이동하기 쉽다. 이런 상황에서 자기 분야에서 전문가로 성장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는 “월급만 잘 나오면 되지.”라고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40대가 되어서 공기업을 떠나게 되면 실제 내가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경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정년 후에 실제 전문성을 살려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을 의미한다. 생각해 보자. 평균수명 90세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퇴직 후에 마땅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를 말이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직원은 한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쌓아 40대에 명퇴를 하면서도 자신만의 사업을 도모해볼 가능성이 있다.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직원은 한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거래업체와의 인적 네트워크를 쌓아 비슷한 업종에서 자신의 사업을 시도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공기업에서는 부단히 노력하지 않고서는 이런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내기 어렵다. 공기업이란 온실 속에서 곱게 자란 화초와 다를 바 없다. 어느 날 예기치 못하게 온실 밖으로 나와야 하는 상황에 닥친다면 어떻게 될까?

다음은 조직성장의 가능성이다.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새롭게 신설된 조직이 아닌 이상 기존 공기업이 갑작스럽게 성장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물론 사업분야가 확대되거나 사업물량이 늘어나면서 생각지 못하게 조직이 확대되고 증원이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를 만난다는 것은 극히 어렵다. “조직이야 크든 말든 무슨 상관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조직의 성장은 바로 자신의 승진 가능성을 의미한다. 생각해 보자. 입사해서 5년 만에 겨우 대리를 달고, 다시 7년을 기다려 과장이 되고 10년을 기다려 겨우 차장으로 승진했다가 다시 10년을 채우고 퇴직하는 상황을 말이다. 게다가 대리 시절에 했던 일을 과장이 되어서도 하고 과장 시절에 했던 일을 차장이 되어서도 신경 쓰고 있다면 얼마나 답답한 일이 될지를 말이다. 문제는 이런 승진적체에서 벗어나서 혼자만 승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열심히 일을 해서 남다른 성과를 만들어 낸다고 해서 승진을 하지는 못한다. 대부분 조직이 아직도 연공서열 근무성적 평정문화에 갇혀 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결국 바뀌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선배들처럼 ‘승진포기자’를 선택하게 된다. “승진을 포기하고 나면 진정한 자유를 얻는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대신 아무런 의욕도 없이 정년까지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에 만족하면서 퇴직 후를 걱정하면서 직장생활을 하게 된다면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이 될 것인가?

대기업의 경우에는 비록 경쟁이 치열하지만 자신이 열심히 노력해서 성과를 만들어내면 승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승진이 어렵다면 최소한 돈으로라도 보상을 받게 된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서 승진했을 때의 기쁨은 취업성공의 기쁨에 비할 바 아니다. 그리고 근무하는 회사가 히트상품을 하나라도 만들어 내면 어느 순간 팀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도 한다. 중견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조직이 작은 만큼 위험도 크지만 성장가능성도 크다. 경영진의 눈에 들키라도 하면 40대 임원도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 목표가 있기 때문에 더 의욕적으로 살 수 있다. 하지만 공기업에서 이런 목표를 갖는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물론 많이 변화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런 모습을 꿈꾸고 있다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둘째, 보수이다.

공기업을 선택해야 하는 장점에 보수를 이야기하고 다시 단점이라고 이야기하니 어리둥절할 수도 있다. 내가 처음 공기업에 입사할 당시, 면접 대기장에서 한 지원자가 손을 들고 인사담당자에게 물었다. “여기 근무하면 정말 좋은가요?” 지금 생각하면 간덩이가 상당히 부은 지원자였는데 그 인사담당자가 짧고 쉽게 답한 내용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맞벌이하면 정말 좋은 직장입니다.” 외벌이를 하던 나는 공기업에 근무하면서 그 답변이 종종 떠오르곤 했다. 앞서 설명한 대로 공기업의 보수는 적당한 수준이다. 많지도 적지도 않다. 적으면 이직이라도 해볼 텐데 그렇게 적지도 않다. 많으면 좀 더 멋지게 살고 투자라도 해볼 텐데 그리 많지도 않다. 한마디로 어정쩡한 보수 수준이다. 그래서 더 사람을 힘들게 한다.

만일 부모님이 특별히 물려주실 것도 없고 맞벌이도 아니라면 공기업의 보수는 말기 환자에게 마약과 같다. 신입직원 시절은 그래도 낫다. 만일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커서 고등학교에라도 들어가는 때가 되면 매년 1,000만 원씩 늘어나는 마이너스 통장을 볼 가능성이 크다. 그러다가 모처럼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를 만나서 조심스럽게 연봉을 물어보면 “응. 일억 좀 넘어”라는 이야기를 듣고 돌아오는 길은 쓸쓸하기만 하다. 중견기업을 다니는 친구를 만나면 조금 위안을 받기도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독립해서 벌인 사업이 잘 된다며 술 한 잔 사겠다는 소릴 들으면 바쁜 일을 핑계대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적정한 수준의 보수는 오히려 장기적으로 볼 때에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만일, 부모님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결혼할 때 전셋집이라도 하나 구해주실 수 있고 맞벌이하는 배우자를 만난다면 공기업이 더할 나위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외벌이를 하면서 매달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며 집을 장만해야 하거나 좀 더 많은 돈을 벌어서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즐길 욕심을 가지고 있다면 공기업을 선택하는 것은 잘못이다. 물론 어려운 상황에서도 재복이 있어서 인지 아니면 재테크에 탁월한 실력이 있어서 인지는 몰라도 작은 빌딩이라도 하나 올리는 공기업 직원들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더 열심히 경제지를 봐야 하고 땅을 보러 다녀야 한다. 그렇게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는 생활을 얻는 대신, 직장에서의 성공은 일정 부분 포기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세상은 참 공평하다.

세 번째는 조직문화이다.

공기업의 조직문화는 공무원처럼 딱딱하지 않고 민간기업처럼 유연하지도 않다. 모든 것이 안정적이다. 특별히 변화하는 것도 없다. 매년 새로운 사업과 경영전략을 만들어 내지만 실제 변하는 것은 크게 없다.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아이디어는 환영받지만 조직을 바꿀만한 큰 아이디어는 결코 환영받지 못한다. 오히려 엉뚱한 친구라는 손가락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모든 사업이 정부가, 주무부처가 정해 놓은 틀을 벗어날 수 없다. 올해 하고 있는 일이 작년에 내가 했던 그 일과 크게 다른 것이 없다. 3년 정도 같은 일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부서의 일이 눈에 들어온다. 그 일은 조금 더 멋지고 재미있을 것 같다. 그렇게 다른 부서로 옮겨서 새로운 일을 접하고 다시 일 년이 지나고 나면 점점 흥미를 잃어간다. 결국 변하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바깥세상에 눈을 돌리게 된다. 어떤 사람은 취미생활에 빠지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이직을 꿈꾸며 자기계발에 빠진다. 매일 새로운 날이지만 조직은, 조직문화는 그대로인 것을 참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조직문화는 인사시스템으로 가면 더욱 극명해진다. 대부분 입사 년도에 따라 기수가 정해지며 승진은 이 기수를 뛰어넘기 어렵다. 새롭게 배치받는 부서에 선배가 없다면 다행이지만 혹시라도 학습능력과 업무역량이 떨어진 ‘똥차선배’라고 한 명 만나게 되면 하염없이 그 선배가 어서 승진하기만을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 그런 선배들일수록 업무에는 무관심하다 보니 그 뒷감당을 후배인 내가 당연히 해야 한다. 옆 지사의 동기는 운이 좋게도 선배가 없어서 작년에 이미 승진을 했는데 난 선배가 싸놓은 똥이나 치워야 하는데 언제 승진기회가 돌아올지도 모른다. 이런 경우에 처하게 되면 선택은 두 가지가 된다. 고생스럽지만 승진이 빠른 부서로 옮기거나 자신도 어느새 ‘똥차선배’가 되는 것이다. 승진이 빠른 부서로 옮기려 해도 이미 후배가 자리를 잡고 있으면 눈치를 봐야 한다. 그 부서에 친한 선배라도 있지 않다면 옮기는 것도 여의치 않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다. 모든 경우가 이렇지는 않고 점점 성과중심 인사제도가 정착돼 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몇 십 년 동안 고착화된 조직문화가 하루아침에 변할 수는 없다.

만일 본인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신이 진취적이고 아이디어가 뛰어나며 도전을 즐기고 일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싶다면 공기업은 절대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그런 사람이라면 당연히 민간기업체, 그것도 스타트업 기업을 찾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실패를 겪을 수도 있지만, 성공한 기업가들의 성공담에 실패라는 단어는 최소한 3번 이상 나온다는 점을 떠올려 보자.

마지막으로 지방근무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공기업에 근무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던 직원들도 지방이전 이야기만 나오면 노무현 대통령을 원망하곤 한다. 2003년 국가균형발전이란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시작된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2005년에 이전계획이 완성되었고 2007년 10개의 혁신도시 지정을 완료하고 2012년경부터 공기업 16개사, 준정부기관 49개 기관, 기타공공기관 45개 기관, 총 110개 기관이 혁신도시와 세종시로 이전하였다.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공기업 직원과 취업준비생의 입장에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국가균형발전이란 측면에서 보면 장기적으로 국가에 큰 변화와 성장을 가져오는 것만은 틀림없다. 가뜩이나 수도권에 밀집된 인구와 예산을 낙후된 지방으로 이전하여 수도권 과밀현상을 해소하고 지방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준다는 점은 정말 훌륭한 정책이 아닐 수 없다. 예를 들어, 강원도 원주 혁신도시에 13개의 공공기관이 이전을 하면서 약 4,500여 명의 직원이 함께 이전을 했다. 이 공공기관과 연계되어 일하는 용역업체의 직원들을 포함하고 여기에 부양가족까지 고려하면 약 3만 명이 새롭게 강원도에 정착하게 되는 것이다. 약 3만여 명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경제규모와 이전 공공기관에서 집행하는 예산은 지역 전체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게 된다. 이와 더불어 지역인재 채용 등 부가적인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렇게 훌륭한 정책임에도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공기업 직원에게는 가장 큰 단점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대부분 기관이 수도권에 많은 지사를 가지고 있어서 수도권에 근무할 수 있다고 착각하면 큰 오산이다. 지방이전 공공기관들 모두 지방의 본사에 근무할 직원을 구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당연히 신입직원이라면 지방의 본사에 근무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야 선배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결혼을 하지 않는 신입직원의 입장에서는 지방에서 근무하는 것이 별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나중에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다 보면 지방근무가 가지고 있는 단점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지방이전 초기이다 보니 이런 현상이 문제점으로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10년 정도가 흘러 지방이전 공공기관들과 직원들이 지방에 정착하고 적응하게 되면 이런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연고가 전혀 없더라도 지방 지사 근무도 감수해야 한다. 이것은 쉽게 피할 수 없다. 형평성을 먼저 고려하는 공기업 인사팀의 입장에서는 일정 기준을 가지고 직원들을 지사에 배치해서 불만을 미연에 예방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래서 공기업 직원이라면 가족과 떨어진 지방에서 쓸쓸히 저녁을 먹고 주말마다 힘들게 KTX에 몸을 실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한다. 이런 단점은 가족과 함께 이사를 하는 것을 선택하면 또 다른 기쁨이 될 수도 있다.

이제 이야기를 정리해 보자. 쉽게 정리하면 이렇다. “위험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 위험을 회피하면서 많은 것을 얻을 수는 없다. 공기업이 바로 그렇다. 미래의 위험은 충분히 회피할 수 있지만 미래에 많은 것을 얻지는 못한다. 만일 보다 밝은 미래를 꿈꾼다면 공기업이 아닌 민간기업에 도전해야 한다. 밝은 미래보다는 우선 안정적인 삶을 꿈꾼다면 당연히 공기업이 최고의 선택이다. 그래서 취업클리닉을 찾아와 공기업을 묻는 취업준비생에게 가끔 묻는다. 빨간 약을 먹을 것인지, 아님 파란 약을 먹을 것인지를 말이다. 참 어려운 선택이다.

공기업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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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공기업의 장점

직장으로서 공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인지 한번쯤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요즘처럼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보수와 근무조건이 좋고 근무강도도 덜하고 정년까지 보장되는 직장인 공기업을 선택하는 것은 최고의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취업준비생들이 모르는 공기업의 단점들도 많다. 이런 단점들을 전혀 모른 채 자신의 인생 전체를 좌우할 직장을 선택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적성과 성향에 맞지 않는 직장을 선택하는 것은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언젠가는 그 옷을 벗어 버리고 다시 새 옷을 찾는 날이 올 수도 있다. 당장 마음이 급하겠지만 잠시 시간을 내어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운이 좋게도 대그룹사의 계열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공기업에 오랫동안 근무했다. 비록 짧지만 스타트업에 잠시 몸을 담기도 했다. 이런 경험과 고민들을 바탕으로 직장으로서 공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과연 옳은 길인지 공기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조언을 해주고자 한다.

우선, 공기업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 공기업의 장점에 대해 알아보자. 많은 장점이 있다.

첫째는 안정성이다. 공기업을 떠올리면서, 공기업을 추천해 주면서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안정성이다. 4·50대의 고용불안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이 안정성을 공기업을 선택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이 안정성은 다시 크게 사업의 안정성, 경영의 안정성, 고용의 안정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사업의 안정성이란 사업영역이 얼마나 지속가능한지에 관한 것이다. 한때 동네마다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던 비디오대여점을 지금은 찾기 어렵다. 한때 최고의 직업으로 꼽혔던 전화교환원, 타자원이 사라진지 오래이다. 이렇게 사업영역의 지속가능성, 안정성은 직장을 선택하는데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공기업의 사업영역은 정부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설정했기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공기업의 사업이 없어져 해산·폐업되는 일은 거의 없다. 물론 일부 사업영역이 축소·조정되거나 정부의 예산지원이 끊겨 고생하는 경우가 있을 수는 있지만 특별히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작은 규모의 공기업이거나 연구기관 등 국민의 직접적인 수요가 없는 사업영역을 가진 경우에는 다른 공기업에 비해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

경영의 안정성은 경영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한때 재계를 주름잡던 대우가 최고경영자의 무리한 확장욕심과 잘못된 판단으로 한순간에 몰락했다. 승승장구하던 벤처기업이 경영자의 복잡한 사생활 때문에 한순간에 해체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경영안정성은 그 기업의 생존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다. 공기업은 일반 민간기업체처럼 경영진의 실수나 방임으로 회사 전체가 흔들릴 일은 없다.

정부 주무부처의 간부가 이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해 반드시 주요 정책과 사업에 관여하고 있고 공기업 사업의 특성상 경영진의 권한이 민간기업에 비해 굉장히 제한적이다. 게다가 임기제 경영진이기 때문에 크게 일을 벌려 대형 사고를 치기 보다는 임기동안 적당히 성과를 만들어 내서 보다 좋은 자리로 옮겨갈 생각을 먼저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기업에는 주인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직원으로서 이 부분은 상당한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고용안정성 측면은 공무원과 비슷하게 큰 잘못을 저지르거나 조직이 없어지지 않는 한 직원의 의사에 반해 불합리한 조치할 수 없다. 대부분 복무규정 등에 명시되어 있고 대부분 강력한 노동조합을 가지고 있어 고용안정성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정년연장까지 생각하면 민간기업에서는 결코 상상할 수 없는 ‘만년대리 정년퇴직’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고용안정성 역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다. 실제 외환위기 당시 공기업 전체에 강제 구조조정이 시행된 적이 있었고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공기업 개혁이 거론되고 있으며 LH공사 합병과 같은 큰 경영환경 변화 등에 따라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둘째는 보수와 복지혜택이다.

공기업의 보수수준은 쉽게 삼성과 같은 10대그룹 계열사와 같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중간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공무원의 임금수준이 중견기업 수준에 머무는 점을 고려하면 공무원보다 좋은 보수를 받게 된다. 물론 공기업마다 보수수준이 달라서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보수를 생각한다면 공기업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란 것이 나보다 못한 사람을 바라보기 보다는 나보다 나은 사람을 보곤 한다. 40대에 들어서 은행이나 대기업을 다니는 친구를 만나게 되면, 공기업 직원은 친구들의 높은 연봉을 부러워하고 그 친구들은 안정적인 직장을 부러워한다. 40대 명퇴가능성이 높은 조건에서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이 좋은 것 보다는 정년까지 안정된 조건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을 받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게다가 근무강도가 높은 대기업과 비교하여 시간당 보수를 생각해 보면 공기업의 연봉이 결코 낮지 않다. 오히려 높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공기업의 복지혜택은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사실 대기업에 비해 상당히 부족한 편이다. 대학생 자녀 학자금지원이 가장 큰 복지혜택이었는데 외환위기를 계기로 모두 사라졌다. 젊어서부터 계획적으로 재테크를 하지 않는다면 공기업 50대의 주머니사정은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견기업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복지혜택은 공기업을 선택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이런 직접적인 복지혜택 외에도 공기업 직원이란 이유로 은행의 우대 신용대출, 공무원 상조회사 이용 등 간접적인 복지혜택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요즘은 공기업의 복지관련 예산을 모두 통합하여 복지포인트 제도를 운영하는 곳이 많다. 년간 직원의 필요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복지포인트를 제공하고 그 범위 내에서 교육, 여행, 건강 등의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셋째, 근무여건이다.

이 근무여건도 근무강도, 조직문화, 대외관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근무강도야 말로 공기업을 선택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물론 공기업에 근무한다고 해서 모두다 정시출근과 퇴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기업에도 정신없이 야근을 해야만 하는 바쁜 부서가 있다. 지방의 지사보다는 본사, 본부의 부서가 더 바쁘다. 본부의 부서 중에서도 경영기획실, 경영지원실과 같이 경영과 관련된 부서, 사업을 총괄하는 부서와 같이 계획을 수립하고 총괄하는 부서일수록 더 바쁘다. 바쁜 부서에 일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앞으로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할 기회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공기업에 다니면서 바빠 죽겠다는 친구를 만나면 공기업에서 잘 나가고 있다고 해석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아무리 공기업에서 바쁘다고, 인력이 필요하다고 아우성을 쳐도 민간기업체에 비하면 근무강도는 약하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주말에 마음 편히 가족과 여행을 떠나고 저녁에 친구들을 만나서 술을 한잔 할 수 있는 삶의 여유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공기업은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다음은 조직문화이다. 공기업의 조직문화는 상당히 느슨한 편이다. 대부분 직원들이 각자 담당하는 업무를 명확히 나누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맡은 업무만 끝내고 나면 팀장, 선배들의 눈치를 굳이 볼 필요가 없다. 게다가 공기업의 사업이 독점적인 사업이고 대부분 사업목표가 달성 가능한 수준에서 스스로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경우가 많아 업무성과를 내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적다. 하지만 이런 느슨한 조직문화도 경영평가가 도입되면서 점차 변하고 있다. 공기업에 경영평가가 도입되면서 모든 사업과 업무처리의 기준은 경영평가의 평가점수가 되고 있다. 경영평가는 정부의 경영평가, 자체 경영평가, 그리고 간부직 직원에 대한 성과평가로 나누어진다. 이 경영평가 결과들이 모여서 직원들의 성과급이 결정된다. 연봉제를 적용받는 간부직의 경우에는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연봉의 앞자리 숫자가 바뀌기도 한다. 간부직 직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연봉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소속 직원들의 업무강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공기업의 느슨한 조직문화 역시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대외관계이다. 가장 쉽게 표현할 수 있는 표현은 ‘갑을관계’이다. 공기업에 근무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갑의 위치에 서는 것을 의미하던 시절이 있었다. 일을 하면서 ‘을’의 입장에 서지 않는다는 것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기획예산팀, 홍보팀, 고객지원팀과 같이 부서의 성격에 따라서는 ‘을’의 입장에서 일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거래처를 찾아다니며 ‘을’의 입장에서 고개를 조아리지 않아도 된다. 이 역시 점점 변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민간기업체에 비해서는 공기업을 선택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정치적 면접질문,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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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인터넷은 한 화장품 전문회사의 면접 질문이 화제였다. 그 기업의 면접 과정에서 한 지원자에게 최근 가장 민감한 사회적 이슈인 국정교과서에 대한 지원자의 견해를 묻는 질문이 던져졌기 때문이었다. 그 질문에 대해 현 정부의 국정교과서 강행 움직임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지원자가 탈락하게 되었고 이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인터넷이 뜨겁게 달구어진 것이다. 해당 기업에서는 아무런 정치적 의도가 없었고 단지 지원자의 사회에 대한 관심과 답변 스킬, 결론 도출의 논리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지원자의 정치적 성향이 합격여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한없이 약자일  수밖에 없는 취업준비생, 지원자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서슴없이 던져지는 해괴한 면접 질문에 대해 기업들과 인사담당자들이  다시 한 번 고민해야만 한다. 특히, 지원자의 숨겨진 인성을 파악한다는 명목으로 아직 경험이 부족한 사회초년생들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모욕감을 주는 압박 질문 역시 사라졌으면 한다. 심지어 지원자의 외모까지 언급하며 모욕감을 주는 면접행태는 해외에서라면 상상도 못할 엄청난 금액이 걸린 민사소송감이란 사실을 떠올렸으면 좋겠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우선, 해야 하지 않아야 할 질문을 했다는 점이다. 물론 기업의 입장에서 지원자가 사회적 이슈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이슈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싶을 수 있다. 아무리 그런 경우라 하더라도, 지원자의 정치적 성향, 종교, 이념 등에 대한 질문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밖에 없다. 실제 그 기업이, 그 면접관이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런 질문 자체가 던져지지 않았어야 했다.

만일 그와 같은 의도의 면접 질문이 필요했다면, 금수저와 흙수저 논란, 헬조선현상, 고용 없는 경제성장, 임금피크제, 고령화 사회 진입 등과 같은 사회적 이슈가 좋았을 것이다. 그 기업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중국인 중심의 화장품 매출 증대의 장점과 단점’, ‘자사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한류 활용방안’, ‘남중국해를 둘러싼 국제적 갈등에 대한 전망과 자사의 대비 전략’과 같이 보다 심층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지원자의 판단능력과 논리력을 검증할 수 있는 면접 질문도 가능했을 것이다.

잠시 흥분했던 마음을 가라 앉히고 이제 실질적인 답을 구해야 할 때이다. 취업준비생은 취업하는 그 날까지 어쩔 수 없이 면접에 임해야 하고 면접 과정에서 생각 치도 못했던 난감한 질문을 받는 경우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이번 일과 같이 민감한 정치적 이슈에 대한 답변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보자.

우선,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이번의 그 기업의 주장처럼 정말 아무런 정치적 의도 없이 단순히 지원자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고 싶어서 면접 질문이 던져진 경우이다. 둘째는, 많은 사람들이 의심하고 있는 것과 같이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지원자를 판단하려는 경우이다.

첫 번째의 경우에는, 질문내용에 대한 고민 없이 평소 자신이 가지고 있던 정치적 견해와 생각을 조리 있게 설명하는 것이 좋다. 우선 “저는 현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국정교과서 강행 방침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이하  생략)”과 같이 자신의 결론, 주장을 먼저 밝히고 그 근거를 정확히 제시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면접관의 입장에서는 지원자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심도와 생각 그리고 상황판단력과 설득력을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이런 질문에 대해 짧은 순간에도 어떤 답변을 하는 것이 옳은지 고민하는 모습은 면접관으로 하여금 생각 없는 지원자라는 판단을 내리게 한다. 혹은 자신의 주장 없이 양측의 입장을 대변하듯 이런저런 이야기로 얼렁뚱땅 지나가고 싶은 욕심이 들 수도 있다. 이 역시, ‘줏대도 없이 눈치만 살피는 지원자’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

그래서 첫 번째의 경우에는,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밝히면서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서 답변하는 것이 지원자에게 최고의 답변인 셈이다.

그럼, 두 번째의 경우라면 우리는 어떻게 할까? 지원기업의 최고경영자가 가지고 있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이런 면접 질문이 일부러 던져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작은 기업이라면 모를까, 대기업의 경우라면 이런 경우는 희박하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면접 질문까지 검토할 정도로 시간이 넉넉하진 않다.

결국 인사담당 임원 또는 부서장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혹은 면접관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이런 면접 질문이 던질 개연성은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라 하더라도 이렇게 민감한 정치적 견해를 묻는 면접 질문의 의도가 무엇인지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그래서 지레짐작으로 특정 방향에 맞춘 답변은 자신의 합격운을 동전에 맡기는 것과 같다. 결국 지원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그대로 솔직하게 답변하는 것이 그나마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물론 답변 내용을 조금 완곡하게, 감성적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답변을 하는 것이 좋다.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을 거라고 예단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평소 정치적 견해와 다른 답변을 하게 되면, 결국 답변 내용이 꼬일  수밖에 없다. 지원자의 거짓말에 쉽게 속아 넘어가 주는 면접관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결국,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경우에라도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당당히 밝히는 것이 최선인 것이다. 혹시라도 이렇게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바람에 불이익을 받아 최종 탈락을 했다면 오히려 그런 면접 질문을 던져준 면접관에게 감사해야 한다. 만일 그렇게 정치적 견해를 물어 신입직원을 채용한 기업이라면 다양성 부족으로 조만간 큰 사고를 치고 망하게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설령 그 기업이 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자신의 인생 중 1/3의 시간을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지낸다는 것은 너무나 심한 고역이기 때문이다.

당당히 밝혀라. 그것이 바로 젊음이 가지고 있는 패기이고 가장 큰 무기이다. 절대 면접관에게 기죽지 말자. 그게 면접에서 당당히 살아남는 방법이다.

면접에는 정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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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이란?

모두들 아는  것처럼 면접이란 채용과정에서 최종 합격자를 결정짓는 마지막 절차이다. 기업에서의 채용절차가 서류전형-인적성검사(직무수행능력검사)-실무진 면접(기술면접)-최종면접(임원면접)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면접 과정을 무사히 통과하게 되면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굳이 면접의 정의에 대해서 논해야 할 필요성은 없겠지만, 면접이란 기업에서 인사권을 가진 사람 또는 그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이 입사지원자를 직접 대면하여 질문과 답변, 발표, 토론 등의 방법을 통하여 최종 합격자를 가리는 절차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채용과정에서 온라인, 서류만으로 지원자를 판단했다면 면접에서는 지원자를 대면하고 대화하고 관찰함으로써 지원자가 과연 우리 기업에 적합한 인재인지를 최종 판단하는 절차이다. 우리가 전자제품을 구입하면서 온라인으로 제품의 사양과 가격을 비교하고 구매할 제품 후보군을 압축한 후, 매장에 가서 제품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테스트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면접의 본질

면접위원과 지원자 간, 다대다 또는 다대일 방식의 질문과 답변 위주로 진행되었던 전형적인 면접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창의적(?)인 면접기법들이 도입되어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아마 90년대 후반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그룹에서부터 시작된 다양한 면접기법 도입 움직임은 빠른 속도로 전파되었고, 채용담당자들은 남들과 다른 창의적인 면접기법을 만들어 내거나 다른 기업들의 기발한 면접기법들을 벤치 마킹하기 위해 노력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갑작스럽게 나타났다가 사라진 수많은 면접기법들도 실제로는 대화, 관찰, 발표라는 큰 형태에서 결코 벗어나지 않는다. 단지 면접의 장소, 면접 참여자의 구성, 면접의 진행 방법 등만이 다양하게 변형됐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면접장소를 회의실이 아닌 산, 찜질방, 호프집, 운동장으로 바꾸어서 등산면접, 찜질방면접, 축구면접, 호프집면접 등이 등장하였고, 면접 참여자의 구성 방법을 변경하여 실무자 면접, 그룹면접, 온라인 면접 등으로  나누어졌고, 진행방식을 변경하여 블라인드 면접, 미션 수행면접, 토론면접, 발표면접, 역할 수행 면접이라고 포장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기업과 입사지원자가 어떤 형태로든 직접적인 접촉을 하는 것이 면접이며, 면접의 형태는 기업이 지원자와 질문과 답변, 대화와 같은 커뮤니케이션을 하거나, 지원자의 행동과 발표 등을 관찰하고 청취하는 들을 직간접적으로 관찰하거나, 지원자들의 발표를 청취하는 것이며 이러한 면접 형태는 기업에 따라 단독적으로 또는 둘 이상의 형태가 결합되어 실시된다는 점이 면접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결국 면접을 준비한다는 것은 대화의 기술, 잘 보이는 기술, 설득의 기술을 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면접의 중요성

채용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면접의 중요성을 다시 이야기하는 것 조차 우스운 일이겠지만, 실제로는 일부 입사지원자들은 면접에 늦게 나타나거나 전혀 면접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가끔은 서류전형과 인적성검사에서 작은 실수가 용납되는 경우는 있을 수 있지만, 면접장에서의 실수는 결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한마디로 벼랑 끝에 난 길을 걸어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한 순간의 실수로 힘들게 거쳐온 채용관문을 끝내 통과하지 못하게 되거나, 건너편에 건너서 안도의 한숨을 쉬거나 둘 중 하나이다. 한시라도 한눈을 팔거나 주의를  게을리하면 바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채용절차가 면접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스펙이 좋아도 면접을 통과한다는 보장이 없고, 스펙이 낮아도 충분한 준비와 노력으로 충분히 합격의 영광을 움켜쥘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면접에 정답은 없다

앞에서 말한 대로 면접 과정에서의 실수는 합격여부를 결정하지만, 대부분 지원자들이 생각하는 면접에서의 실수는 실제 불합격을 불러오는 실수 또는 잘못과 판이하게 다르다.

예를 들어, “입사 후 지방에 발령이 난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라는 면접관의 질문에 “암투병으로 고생하고 계시는 어머니 때문에 지방근무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진심으로 기뻐하실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해 보겠습니다.”와 같은 답변을 했다면, 대부분의 지원자는 “지방근무도 좋다.”고 답변을 했어야 하는데 큰 실수를 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 경우 오히려 지원자의 솔직한 답변과 어머니를 걱정하는 효성과 인간적 모습, 그리고 신중한 태도는 오히려 면접관에게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더욱, 면접관중에 암으로 어머니를 잃은 경험이 있는 면접관이 있다면, 합격은 물론, 본사 근무와 같은 특별한 혜택까지도 누릴 수도 있다. 면접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만의 정답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무엇이 면접의 성패를 가르는가?

그럼, 면접 과정에서의 실수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불성실해 보이는 태도와 자세, 진실되지 못한 모습, 상황판단과 인식의 심각한 오류, 타인을 배려하지 못하는 모습과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지원자는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부정적인 모습이 바로 채용 불합격으로 이어지는 면접에서의 실수인 것이다.

그래서 지원자가 실수라 생각하는 것은 실수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실수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실수가 진정한 패인이 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면접 성공의 핵심적 요소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자신의 실수 또는 잘못된 버릇들을 찾아내서 이를 보완하거나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점을 알지 못하는 지원자들은 흔히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노력이 면접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의 장점이 뭐냐?”는 면접관의 질문에 리더십을 부각하기 위해 학창시절 동아리 활동에서 자신의 역할을 강조하다 보면, 자칫 조직생활에 해를 끼치는 독불장군으로 비추어져 면접에 실패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면접에서의 실수, 잘못을 없애는 것이 면접을 성공시키는 비결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채용 프로세스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게 된다면 면접에서는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기 보다는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간혹 면접관의 질문이 없는데도 고민 없이 자신의 약점을 이야기하면서 그 약점을 극복했다는 식의 답변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면접관의 입장에서는 지원자의 입을 통해 나온 약점이 그대로 지원자의 약점으로 각인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약점에 대한 답변을 철저히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면접 과정에서 굳이 자신의 약점을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우등생 선발 또는 열등생 탈락?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등은 주로 실무자들의 관점에서 보다 우수하고 지원자를 가려내기 위한 절차로서, 보다 좋은 스펙, 자기소개서, 인적성검사 성적으로 우등생을 가려내어 다음 단계로 통과시키는 중간 절차에 불과하다. 하지만, 면접은 주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의사결정권자들이 진행하는 절차로서 앞선 절차를 통해 걸러진 우수한 지원자들 중에서 조직에 적합하지 않은 지원자들을 걸러내는 열등생탈락 방식의 최종 절차이다.

면접이 열등생탈락 방식으로 운영되는 이유는 우선, 면접관이 보수적, 안정지향적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그동안의 풍부한 조직운영 경험을 통하여 잘못된 직원이 조직에 큰 문제를 야기했던 기억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면접관들이 특출 난 인재를 선발하여 조직발전을 기하려는 욕구보다는 조직발전에 해가 될 수 있는 잠재적 문제 직원을 사전에 제거하려는 욕구를 더욱 강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면접을 준비하면서 “이 지원자라면 절대 속을 썩일 일은 없겠네.”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답변을 고민하는 것이 좋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면접에 정답은 결코 없다. 특히 딜레마를 던져주고 상황을 판단해서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강요하는 면접 질문이면 더욱 그렇다. 어떤 답변이라도 좋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 철학 그리고 열정이 전달될 수 있는 답변이 최고의 답변이란 사실을 잊지 않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