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공기업 면접의 내정자

공기업 면접의 내정자

면접이 끝난 후, 면접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설레기도 한다. 하지만 내심 좋은 소식을 기다리다가 나쁜 결과를 듣고 나면 모든 것이 고통스럽기만 하다. 이런 고통은 “왜 그 질문에 그런 답을 했을까?”라는 자책에서부터 시작해서 “면접관들이 제대로 평가를 했는지?”라는 의심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게다가 합격자명단을 자세히 들여 보다가 질문도 몇 개 받질 않고 답변도 제대로 못한 지원자가 합격자명단에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 갑자기 면접과정에 무슨 비리라도 있었는지 의심이 들기도 한다. 혹시 내정자 때문에 라는 의심이 드는 것이다.

내정자란 지원 공기업의 내부 임직원 또는 외부 권력 있는 사람의 청탁이나 압력 등으로 미리 합격을 결정해 놓고 형식적으로 채용을 진행해서 합격시키는 지원자를 말한다. 아주 오래 전에는 공기업 채용에서 이런 내정자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니 이런 불신이 생기는 것일 것이다. 간혹 최근에도 언론을 통해 정치권의 실세가 자신의 측근을 공기업에 취업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탓이기도 하다. 간혹 면접에서 떨어진 취업준비생들이 이런 내정자의 존재에 대해 나에게 묻곤 한다. 그러면 나는 자신 있게 “내정자라는 것은 존재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해준다.

공기업 채용에서 이렇게 내정자를 합격시키는 것이 어려운 것은 우선, 채용과정에 외부 인사들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공기업은 민간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도덕성과 공직윤리가 요구된다. 그렇기 때문에 공기업에서는 채용과정의 부조리나 부정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하여 외부 인사를 참여시키게 된다. 또는 외부 채용 전문 업체에 채용자체를 위탁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외부 인사까지 끌어들여 내정자를 합격시키는 것은 위험천만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다음은 공기업 인사에 대한 철저한 감시 때문이다. 내부적으로 직원들이 있고, 노동조합이 존재한다. 외부적으로 검찰,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 등 많은 사정기관들이 있다. 이런 외부 사정기관들이 공기업에 대한 감사나 감찰을 시작할 경우, 가장 먼저 들이닥치는 부서중 하나가 바로 인사팀이다. 채용과정에 혹시라도 있을 비리를 캐기 위하여 몇 년 치 채용서류 전체를 요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게 나중에 조사대상이 되는 것이 뻔한 데도 부정이나 비리를 개입시킨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마지막으로, 대부분 인사담당자는 채용과정에서 혹시라도 비리나 부정이 발견되면 결국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민간기업에서라면 상사의 지시에 어쩔 수 없이 따르는 경우가 많지만, 공기업에서는 그렇지 않다. 상사의 부당하거나 부정한 지시에 대해서는 거부하고 이를 신고하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상사 역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공기업 채용에서 부정이나 비리를 개입되기는 무척이나 어렵다.

이러한 제도적인 장치와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공기업 면접과정에서 특정인에 대한 특혜가 개입되는 경우라면, 그것은 최고위급 경영진이 개입된 경우라 할 것이다. 이런 경우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실제 발생했다 하더라도 나중에 어떤 형태로든지 반드시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런 배경이나 상황을 이해한다면 공기업 면접에서 내정자에 대한 유리한 평가가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만일 면접과정에서 남과 다른 우호적인 면접질문을 받고 부족한 답변에도 합격하는 지원자가 존재한다고 가정하면, 그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만일 그런 지원자가 있다면 그것은 그 공기업에 현재 근무하고 있거나 기존에 근무했던 경험이 있는 계약직 직원일 가능성이 크다. 면접과정에서 드러나지는 않지만 계약직 직원 역시 충분한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공채에 응시할 수 있고 채용과정에서 다른 지원자에 비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우선, 직무수행 과정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고 조직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게다가 이미 계약직 근무경험을 통해 자신의 역량과 강점을 충분히 평가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한 가족같이 근무했던 계약직 직원에 대한 배려도 작용될 수 있다. 하지만 채용과정에서의 계약직 직원에 대한 배려가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특히 규모가 큰 공기업의 경우에는 수없이 많은 계약직 직원들을 모두 배려해 줄 수 없어 채용과정에서 엄격히 평가하기도 한다.

기대했던 면접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얻게 되면 공기업 채용과정에 대한 이런저런 의심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공기업의 채용과정은 지원자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철저하고 투명하게 진행된다는 점을 전제하고 자신의 패인을 분석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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