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면접의 특징

많은 취업준비생들은 공기업뿐만 아니라 민간기업 취업도 동시에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민간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사직하고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경력자들도 제법 된다. 그러다보니 이런 지원자들이 민간 대기업 면접을 준비하듯이 공기업 면접을 준비하다가 계속 고배를 마시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공기업 면접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분명히 존재하는데도 공기업 면접이 민간 대기업 면접과 다르지 않다는 잘못된 생각 때문이다. 물론, 공기업 면접 역시 면접이다 보니 면접의 본질적인 내용은 민간 대기업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면접의 방식이나 절차 등에서부터 공기업의 조직문화와 인재상까지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이런 차이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준비해야만 공기업 면접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살펴보자.

 

1. 선호하는 인재

민간기업의 면접에서 선호하는, 채용하는 인재의 모습은 결국 성과를 가장 많이 창출할 수 있는 지원자이다. 쉽게 표현하면 돈을 많이 벌어다 줄 수 있는 인재이다. 하지만 공기업은 전혀 다른 모습의 인재를 선호한다. 공기업이 선호하는 인재를 한마디로 단정 지어 말한다는 것은 어렵지만, 그래도 하나의 모습으로 정리한다면 ‘믿을 수 있는 인재’이다. 믿을 수 있다는 것에는 많은 의미들이 내포되어 있다. 공기업 직원에게는 일반 직장인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 윤리의식, 봉사정신 등이 요구된다. 그래서 작은 수준의 잘못도 공기업 직원이 저지를 경우, 그 파장이 무척이나 크다. 모든 공기업에서 소속 직원의 작은 잘못 때문에 조직 전체가 흔들리거나 매도되는 경우를 한번 씩 정도는 겪어 본 경험이 있다. 그래서 신입직원을 선택할 때, 가장 많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직원보다는 조직에 해를 끼치지 않을 직원을 먼저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다.

 

2. 면접위원의 구성

민간기업이 기업의 임직원 위주로 구성하는데 반해, 공기업의 경우에는 기업 임직원과 함께 외부 면접위원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채용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외부에서 초빙되는 면접위원은 대부분 사업과 업무적으로 연관성이 높은 분야의 대학교수, 채용을 위탁받아 진행하고 있는 채용전문기업의 면접위원 등이다. 이렇게 외부에서 초빙된 면접관은 면접경험도 많지만 NCS기반 면접평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직무관련 면접질문 등 까다로운 면접질문을 많이 던지는 편이다.

 

3. 면접방식

민간기업의 면접방식은 굉장히 다양하게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공기업의 면접방식은 대부분 정형화되어 있다. 한때, 공기업에서도 다양한 면접기법이나 방식들을 도입해서 운영했지만, 이렇게 겉으로 드러나는 면접방식이나 기법 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변화되었다. 특히 NCS 능력중심채용제도의 도입에 따라, 특별한 면접방식을 사용하기 보다는 내실화된 면접을 통해 좋은 인재를 선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 지원자의 인성이나 전문지식을 평가하기 위한 대면면접이 주를 이루고 지원자의 의사소통과 조직적합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토론면접, 지원자의 논리력과 발표력 등을 평가하기 위한 발표면접이 있다. 최근에는 인바스켓면접 등 직무관련 상황을 미리 제시하고 그에 대한 문제해결 또는 상황대처능력을 평가하고 면접관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심층 평가하는 기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4. 면접경쟁률

민간기업의 경우에는 되도록 좋은 인재를 선발하고 싶은 욕심에 면접경쟁률을 높이는 경우가 많다. 최대한 많은 지원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하여 최고의 인재를 채용하고 싶은 욕심에서이다. 이에 반해, 공기업의 경우에는 민간기업과 달리 합리적인 수준의 면접경쟁률을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 2:1에서 5:1 정도로 운영하고 있다. 면접경쟁률을 높이 유지하여 많은 지원자들이 참여할수록 좋은 지원자를 더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그만큼 면접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많고 오히려 합격자 결정에 어려움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간혹 결원보충 등 갑작스러운 채용으로 필기평가를 실시하기 어려울 경우 지원자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다 보니, 턱없이 높은 면접경쟁률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5. 압박면접

공기업 면접을 다녀온 많은 지원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면접 평이 있다. “편하고 무난한 면접”이라는 평이다. 민간기업의 경우와 달리, 공기업에서는 면접지원자들 역시 고객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인식 때문에 자칫 면접지원자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면접을 지양하는 편이다. 필자가 인사담당자로 근무할 당시에도, 면접위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요구사항이 바로 면접지원자에게 무리한 압박을 하지 말라는 점이다. 간혹 면접관들 중에는 이런 요구사항을 지키지 않고, 면접지원자의 약점을 강하게 추궁하거나 답변내용을 꼬투리 잡아 지원자를 난처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압박을 받은 후 최종 탈락한 지원자는 지원 공기업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되고 결국 이는 어떤 형태로든지 표출되기 쉽다. 심할 경우에는 고객게시판 등을 통해 이런 압박면접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공기업에서는 압박면접을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하곤 한다.

 

6. 영어면접

민간기업과 달리 대부분 국내에 한정된 사업 분야를 갖는 공기업에서는 굳이 영어면접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때문에, 실제 직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하지 않은 회화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 굳이 번거롭게 영어면접을 실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영어면접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준비된 영어면접관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잘 사용하는 직원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나이가 어리고 면접경험이 적다보니 면접에서 기대했던 것만큼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그래서 외국인 영어강사 등을 영어면접관으로 초빙하는 경우도 있지만, 공기업 실정에 맞지 않는 질문을 던지는 등 문제점이 있다 보니 잘 활용하지 않는다.

 

7. 블라인드면접

NCS기반 능력중심 채용제도가 도입되기 전에도 일부 공기업에서는 블라인드면접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원자의 학교, 학과, 학점, 토익성적 등과 같은 스펙에 좌우되지 않고 철저하게 지원자의 능력만을 검증하고 평가하기 위해서이다. 이런 블라인드면접은 NCS기반 능력중심채용제도가 도입되면서 더 많은 공기업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가장 철저한 블라인드 면접은 지원자의 모든 정보를 철저히 배제하고 심지어는 외모나 인상에 좌우되지 않기 위해 별도의 방에서 비디오를 통해 면접을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 번거롭고 기술적인 문제점들도 많아서 대부분은 지원자의 스펙관련 정보를 면접관들에게 제공하지 않고 면접을 진행한다. 이런 블라인드면접이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대부분 공기업에서 블라인드 면접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어 그 활용도는 미미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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