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의 무게를 알게 된 계기

항공기 기관 정비사로 사천에서 군 복무를 하던 작년 7월 엔진 500시간 주기검사 작업과 2/4분기 공습경보 대피훈련이 겹쳤던 날이 있었습니다. 엔진가동시간이 500시간 되었을 때 해주는 작업이다 보니 교환할 부품도 점검해야할 항목도 많았습니다. 또한, 더운 날씨에 공습경보가 발생될 때 마다 몇 시간씩 방독면을 쓰고 대피해야 하는 상황이라 집중력이 저하된 상태였습니다. 연료 조절 장치인 F.C.U를 교환하는 작업을 하던 중 저도 모르게 옆에 있던 다른 항공기의 F.C.U를 잘못 장착하는 실수를 하였습니다. 며칠 뒤 간부의 발견으로 저의 실수를 알게 되었고 항공기에서 부품 하나 잘못 장착되는 것이 얼마나 큰 문제를 발생시키는지 가장 잘 알고 있었던 저는 제 자신의 실수를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중대장님께서도 “상황이 어찌 됐든 자신의 부주의로 생겨난 잘못은 자신이 책임을 져야한다”라고 말씀하시며 자숙의 시간을 가지며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 생각해보라고 하셨습니다. 고민한 끝에 내린 저의 결론은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업무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위해 작업 진행상황을 수시로 확인하여 메모하고 메모한 내용들이 실제 내용이 맞는지 매일 저녁 검토하였습니다. 이러한 업무개선과 노력들을 통해 책임이라는 단어의 무게감을 알게 되었고, 저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자세를 배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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